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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 술을 끊기로 하고 맞는 12번째 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랜만에 비나리는 새벽을 맑은 정신으로 보내고 있다. 사무실에서 내게 묵직한 짐덩어리 같았던 창고(한때는 연출님의 방이었건만..)를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하루를 넘겨가며 일을 하고 퇴근을 했지만, 새삼 또 느낀 건데 정리하고 청소하는 일은 정말 나에게 잘 맞는 것 같다. 기분이 좋다. 비가 와서 들뜬 마음이 아마 더 크겠지만, 뭔들, 무엇 때문인들, 나는 지금 꽤 컨디션이 좋다. 책상 앞에 앉아서 선물받은 스탠드를 켜고, 이 시간이 되도록 이것저것 나의 일들을 했다. 회사 일 말고, 나의 일. 이게 얼마만인지 모른다. 밀렸던 가계부를 정리하고, 내 스케줄을 내 눈으로 다시 보고 정리하고, 전구를 갈아끼고, 고장난 커튼봉을 단단히 묶어두고, .. 더보기
. 그나마 미리 비워둔 마음이 없었더라면, 나는 오늘 종일 속이 끓이다 끓이다 울음이 터져나왔을 것 같다. 분한 마음 하나, 그럼에도 나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입장에 억울한 마음 하나, 든든한 내 편없는 설움에 하소연 할 곳 없는 답답함까지도.. 하루종일 마음이 들쑤시는 통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지끈지끈 하는데 저녁 늦게 일이 끝날 쯔음 전화가 왔다. 야, 나도 얘기할 곳이 없더라, 라는 말에 어찌나 이해받는 느낌이던지. 그런 밤이었다. 서로 해결해 줄 순 없어도, 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 뭣도 없으면서, 사람은 줄어가고, 비밀은 늘어간다. 더보기
. 에티튜드의 차이. 마음을 전할 때에도 진심을 잘, 옳게 전달하는 방법을 찾는게 중요한 거다. 더보기
. 어제는 술자리에서 실컷 내가 요새 일하면서 뭐가 즐겁고 뭐가 안즐거운지 머리가 생각도 하기전에 입으로 나불거렸는데, 오늘은 가만 사무실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다. 불평이 조금 있지만 그건 여느 직장인이나 가지고 있을 만한 것이고, 나는 아직 지금하고 있는 일이 꽤 좋다. 아마 문제는 익숙해진 탓에 덜 열심히 하는 내 태도 인 것 같다. 어젯밤에 즐거운지, 아니 즐거운지 떠들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이 든다. 좋아하고 있음, 그냥 묵묵히 하면 되는 건데. 돌이켜보면, 일을 끝까지 완전하게 마무리 지어본 적이 없다. 시간이 흐르는 대로 지나가버린 것이지, 한번도 여기까지다, 하고 끝을 내본 적이 없다. 직설하는 친구 하나는 이 얘기가 끝나자마자 그건 존나 치사한 거지, 라고 말할 것 같다. 나도, 그럴 때마.. 더보기
. #2016년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와서 처음 한 일은 무려 3년 전 사진인 프로필 사진을 바꾸고, 작년의 글들을 [나] 로 옮긴 것이다.또 지나간 일들이 되었다. 시간이 흐른다. 참 늘 새삼스럽고 늘 놀라운 일이다. 습관적으로 못이기는 밤이 오고, 그 밤이 쌓이다 보면 여기를 들어오게 되는 것 같다. 더이상 투게더 때문에 저 바닥 끝으로 내려갈 일도 없는데, '잘 지내는' 일은 사실 쉽지 않고,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게 늘 저 아래와 저 위로 오르락 내리락 한다. 정말이지 피곤한 계집이다. 요새는 연습 중이다. 애초에 짧은 연습이란 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 짧은 한달이 훌쩍 지나갔다. 보름정도 뒤면 공연이다. 또 배우고 있다. 또 배우게 된다. 또 난 처음인 것만 같다. 오늘은 연습이 끝나고 몇몇 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