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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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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미리 비워둔 마음이 없었더라면,
나는 오늘 종일 속이 끓이다 끓이다 울음이 터져나왔을 것 같다.
분한 마음 하나, 그럼에도 나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입장에 억울한 마음 하나,
든든한 내 편없는 설움에 하소연 할 곳 없는 답답함까지도..

하루종일 마음이 들쑤시는 통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지끈지끈 하는데
저녁 늦게 일이 끝날 쯔음 전화가 왔다. 야, 나도 얘기할 곳이 없더라, 라는 말에 어찌나 이해받는 느낌이던지. 그런 밤이었다. 서로 해결해 줄 순 없어도, 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

뭣도 없으면서, 사람은 줄어가고, 비밀은 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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