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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물든다 사람은 몸에 배이는 것들로 켜켜이 커가는데 사람간의 관계가 그 배일 것들을 준다 네 색이 내게 뭍고 네 색과 뒤엉킨 나의 색이 네게 뭍고 그 색이 또 섞여 또다른 내가 또다른 너가 된다 색이 바랜 것이 아닐거다 마음이 변한 게 아닐거다 그럼에도 나는 반할 수 밖에 없던 너의 처음, 그 색을 아쉬워한다 더보기
재잘대다 노래하자 네가 좋아 재잘거리는 사춘기 소녀처럼 자그마한 것들에 그렁거리는 여린 날의 여자처럼 더보기
<롤라 런(1998)> - 뛰어, 롤라! http://our_colors.blog.me/110121057712 - 뛰어, 롤라! 독일영화다. 유럽영화라고 뻔한 예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영화는 상당히 신선하고 이색적이다,라고 진부한 소개를 붙이기엔 정말 신선하고 이색적이다. (솔직하자면, 소개하고 싶은 영화, 재밌게 본 영화는 덧붙여 설명하고 싶지 않다. "그냥 봐! 재밌어!" 라고 영화 앞에 떠밀고 싶은 게 사실이다. 왜? 말 길게 할 필요 없이, 정말 재밌으니까-) 영화 내내, 여자 주인공 '롤라'는 뛴다. 쉼없이 뛰고 또 뛴다.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인해 앞으로 20분 후 12시 정각에 죽을 수도 있는 남자친구를 위해 롤라는 베를린 거리를 끊임없이 달린다. 20분 내에 10만마르크를 구해 남자친구에게 가야만 하는 상황 속에서 롤라는.. 더보기
2011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마크로풀로스의 비밀> http://our_colors.blog.me/110119991241 벌써 5년째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이 이어지고 있다. 페스티벌에서 세계 각국 국립단체들이 선보이는 다양한 공연들은 우리와 다른 호흡,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그 차이를 통해 각 나라가 가진 고유의 공연문화를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다. 또한, 고유의 것을 넘어서 전세계가 공통으로 느끼는 예술정서에 대한 자각도 이끌어내고 있다. 좋은 공부의 장이자, 경험의 시간이 될텐데 하루 내지 이틀동안만 공연을 만날 수 있어 놓치기 일쑤, 늘 아쉬움이 깊다. (오늘 이 글에서는 해외 초청작들의 선발에 있어서 의문을 던지지는 않겠다.) 오늘, 그리고 내일(9.30-10.1)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프라하 국립극장의 '마크로풀로스의 비밀'이 공연된다. 마.. 더보기
<12명의 성난 사람들 (12 Angry Man), 1957)> -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진수 http://our_colors.blog.me/110119765935 한정된 공간, 단 하나의 사건, 변화 없는 등장인물 수, 그리고 오래된 흑백 법정영화. 사실 요즘 흥행하는 영화의 정석과 비교하자면 어느 것 하나 매력적인 요소가 없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본 모두가 외친다. “대-단해!” ‘12명의 성난 사람들’은 국민 참여 재판의 한 방식인 배심원제도를 두고 벌어지는 하나의 이야기이다.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를 가진 한 소년의 재판을 두고, 최종결정을 위해 12명의 배심원들은 좁은 공간에 모인다. 소년의 살인 동기는 정황상 확인 가능했고, 알리바이가 부실했으며, 또 슬럼가에 살고 있는 흑인아이이기 때문에 사실상 배심원들은 ‘유죄’임을 확신하고 있었다. 아니, 의심치 않고 있었다. 미국의 배심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