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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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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술자리에서 실컷 내가 요새 일하면서 뭐가 즐겁고 뭐가 안즐거운지 머리가 생각도 하기전에 입으로 나불거렸는데, 오늘은 가만 사무실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다. 불평이 조금 있지만 그건 여느 직장인이나 가지고 있을 만한 것이고, 나는 아직 지금하고 있는 일이 꽤 좋다. 아마 문제는 익숙해진 탓에 덜 열심히 하는 내 태도 인 것 같다. 어젯밤에 즐거운지, 아니 즐거운지 떠들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이 든다. 좋아하고 있음, 그냥 묵묵히 하면 되는 건데. 


돌이켜보면, 일을 끝까지 완전하게 마무리 지어본 적이 없다. 시간이 흐르는 대로 지나가버린 것이지, 한번도 여기까지다, 하고 끝을 내본 적이 없다. 직설하는 친구 하나는 이 얘기가 끝나자마자 그건 존나 치사한 거지, 라고 말할 것 같다. 나도, 그럴 때마다 내가 열심히 하지 않은 탓이라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사무실, 내 자리에 앉아서 책장에 꽂힌 대본들과 노트들과 책들을 가만 살펴보는데 순 내 손 때없이 쌓아두기만 한 자료들 뿐이다. 


몇 가지 다짐을 했다.

좀 더 성실해질 것. 좀 더 책임질 것. 좀 더 묵묵해질 것.

좀 더 현명해질 것. 좀 더 공부할 것. 좀 더 시간을 쏟을 것.


별 다른 게 있겟냐. ㅋㅋㅋㅋㅋ 제발 좀 열심히 살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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