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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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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와서 처음 한 일은 

무려 3년 전 사진인 프로필 사진을 바꾸고, 작년의 글들을 [나] 로 옮긴 것이다.

또 지나간 일들이 되었다. 시간이 흐른다. 참 늘 새삼스럽고 늘 놀라운 일이다.


습관적으로 

못이기는 밤이 오고, 그 밤이 쌓이다 보면 여기를 들어오게 되는 것 같다. 

더이상 투게더 때문에 저 바닥 끝으로 내려갈 일도 없는데, '잘 지내는' 일은 사실 쉽지 않고,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게 늘 저 아래와 저 위로 오르락 내리락 한다. 정말이지 피곤한 계집이다.


요새는 연습 중이다. 애초에 짧은 연습이란 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 짧은 한달이 훌쩍 지나갔다. 보름정도 뒤면 공연이다. 또 배우고 있다. 또 배우게 된다. 또 난 처음인 것만 같다.


오늘은 연습이 끝나고 몇몇 배우들에게 연락을 했다. 공연이 잘 올라갈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고, 해낼 수 있을 것이고, 응원한다는, 어떻게 보면 으레 하는 말같은 연락들이었다. 보내고 나니 착한 병에 걸려서 괜한 짓을 했나 싶기도 했고, 머리리 커졌다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하는 건가 싶기도 했지만, 조금의 진심은 전해졌기를 바란다. 마치 처음인 것처럼 나도 동동거리던 요즘이었는데, 우리가 한 편이라는 마음이 생겼다. 오늘 연출님의 말처럼, 처음 함께하는 배우들이 더이상 무언가를 쫓아서 해내야한다는 부담감 대신에 그냥 지금 여기의 소속감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물론, 또다시 처음인 것처럼 동동거리고 있던 나도 포함해서. 


모여서 서로 소리를 들으면서 합창을 부르라고 했더니 들들 손을 잡았다. 다 큰 어른들한테 징그러운 일이기도 하지만, 전부가 둘러서서 서로 함께 하자는 마음으로 손을 잡고 흔들흔들 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멋있다. 모두 똑똑한 사람들인 것 같다. 


일을 일답게 해보겠다는 다짐을 해봤었다. 그게 뭔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일답게' 라면 보다 조금 더 계산적이고 사무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음을 쓰는 일에 값을 매겨봤다가도, ...결국 셈하던 걸 뒤로 미루게 된다. 그냥 사랑하는 편이 더 편하다.


[다시,나] 는 다시 비워졌다가 다시 채워져간다.

새로운 게 뭐라고, 다시 싹 비웠다가 또 채워간다.

끊임없이 반복되겠지, 늘 새롭고 늘 놀랍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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