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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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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집과 내 집은 합판처럼 얇은 벽 하나로 나누어져 있는데, 서로의 일상이 고스란히 들통이 난다. 그녀의 기타소리나 통화소리가 다 들리듯, 내 트름소리나 방귀소리도 옆 방에 그대로 들리겠지 뭐. 이 집.. 아니 이 방에 이사온 지 5개월이 되어가니 일상적인 것 뿐 아니라 그다지 서로 알지 않아도 되는 부분들까지도 공유하게 된다. 취했을 때의 들뜬 목소리라던가, 자주 듣는 노래라던가, 이쪽저쪽을 오가는 신음소리라던가, 옆에 같이 잠든 낯선 이의 코고는 소리까지도.

우리가 지금처럼, 앞으로도 얼굴 마주칠 일이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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