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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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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끊기로 하고 맞는 12번째 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랜만에 비나리는 새벽을 맑은 정신으로 보내고 있다.

 

사무실에서 내게 묵직한 짐덩어리 같았던 창고(한때는 연출님의 방이었건만..)를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하루를 넘겨가며 일을 하고 퇴근을 했지만, 새삼 또 느낀 건데 정리하고 청소하는 일은 정말 나에게 잘 맞는 것 같다. 기분이 좋다. 비가 와서 들뜬 마음이 아마 더 크겠지만, 뭔들, 무엇 때문인들, 나는 지금 꽤 컨디션이 좋다.

 

책상 앞에 앉아서 선물받은 스탠드를 켜고, 이 시간이 되도록 이것저것 나의 일들을 했다.

회사 일 말고, 나의 일. 이게 얼마만인지 모른다. 밀렸던 가계부를 정리하고, 내 스케줄을 내 눈으로 다시 보고 정리하고, 전구를 갈아끼고, 고장난 커튼봉을 단단히 묶어두고, 듣고 싶은 노래를 듣고, 적고 싶은 말을 적고 있다.

 

잠을 자진 못하고 있지만, 쉬는 기분이 든다. 이 밤에 이 정신으로 앉아있는 내가 반가워 이런다. 술을 마시지 않아서 좋은 점을 또 찾았다.

얏호.

 

때마침 흘러나오는 헤브어티의 노래. 정민구씨 목소리.

좋다. 어서 아침이 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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