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6/04

. 금주 18일째. 술을 끊었더니 살이 찐다. 저녁에 술 먹을 생각에 평소 밥을 조금 먹던 습관을 싹 날려버리고 간식을 처먹었더니 그렇게 됐다. 술도 안먹는데 간식쯤이야 줄일 수 있다. 내 몸을 생각하며 노력을 하는 일은 생각보다 나를 정말로 건강하게 만든다. 특히나, 정신적으로. 더불어, 잠을 좀 줄여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보상심리인지 몰라도 시간만 나면 누워버리는 습관이 생겼다. 일을 미루고 싶을 때도, 연락을 잠시 받고 싶지 않을 때도 요샌 잠을 자는 방법을 택한다. 누군가의 글이었나, 말이었나. 새 꿈을 꾸기 위해선 잠이 필요하다고 했고, 마음의 병에는 잠시 세상과 단절하는 수면시간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나의 적정 수면시간은 딱 6시간 인 것 같다. 6시간 자고 일어나면 몸도 얼굴도 덜 부어 .. 더보기
. 술을 끊기로 하고 맞는 12번째 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랜만에 비나리는 새벽을 맑은 정신으로 보내고 있다. 사무실에서 내게 묵직한 짐덩어리 같았던 창고(한때는 연출님의 방이었건만..)를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하루를 넘겨가며 일을 하고 퇴근을 했지만, 새삼 또 느낀 건데 정리하고 청소하는 일은 정말 나에게 잘 맞는 것 같다. 기분이 좋다. 비가 와서 들뜬 마음이 아마 더 크겠지만, 뭔들, 무엇 때문인들, 나는 지금 꽤 컨디션이 좋다. 책상 앞에 앉아서 선물받은 스탠드를 켜고, 이 시간이 되도록 이것저것 나의 일들을 했다. 회사 일 말고, 나의 일. 이게 얼마만인지 모른다. 밀렸던 가계부를 정리하고, 내 스케줄을 내 눈으로 다시 보고 정리하고, 전구를 갈아끼고, 고장난 커튼봉을 단단히 묶어두고, .. 더보기
. 그나마 미리 비워둔 마음이 없었더라면, 나는 오늘 종일 속이 끓이다 끓이다 울음이 터져나왔을 것 같다. 분한 마음 하나, 그럼에도 나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입장에 억울한 마음 하나, 든든한 내 편없는 설움에 하소연 할 곳 없는 답답함까지도.. 하루종일 마음이 들쑤시는 통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지끈지끈 하는데 저녁 늦게 일이 끝날 쯔음 전화가 왔다. 야, 나도 얘기할 곳이 없더라, 라는 말에 어찌나 이해받는 느낌이던지. 그런 밤이었다. 서로 해결해 줄 순 없어도, 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 뭣도 없으면서, 사람은 줄어가고, 비밀은 늘어간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