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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빛들(2010~11)

신뢰를 주는 공연장, 두산아트센터 Space 111

 

 

http://our_colors.blog.me/110113906763

 

 

서울에서 올려지고 있는 무수한 공연들을 당신은 어떤 루트로 접하게 되고, 또 어떤 이유로 보러가는지 묻고싶다. 극단의 이름? 연출자? 출연하는 배우? 시나리오? 그냥 초대권이나 이벤트 티켓을 구해서? 아님 광고를 통해 많이 접해서? 이유야 다양할 것이고 사실, 꼭 기준이 되어야하는 루트는 없다.

 

 

 

 그 많은 이유들중, 공연장의 이름으로 신뢰를 가지고 무조건 공연을 보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그런데 연극이나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배우나 공연이 아닌 공연장의 매력으로 팬층을 확보해가고 있는 극장이 있다. 바로 종로 5가에 위치한 두산아트센터, 그 중에도 Space111.

뮤지컬 전용극장 두산 연강홀을 확대해서 2007년 10월에 재개관을 하였는데, 그 때 250석으로 꾸려지는 소형 극장도 같이 만들었다. 소극장의 111의 의미는 두산 창립 111년을 기념해 만든거라고 하니 큰- 매력을 가진 이름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여러 공연이 올라갈 수록 111 앞에 붙은 Space가 의미를 자연스럽게 발색하고 있다. 이 소극장은 '젊은 창작자를 지원하는 인큐베이팅 극장' 이라고 모토를 소개하고 있는데, 실제로 (놀랍게도 여태까지!) 그 취지를 살리는 공연들만이 이 극장에서 올라가고 있다. 극장이름의 Space가 뜻하는 무대, 공간이 단순하지 않은 무게감이 느껴진다. 솔직하자면, 극장이 극장이름을 살린 꼴이다.

 

 시작은 재즈 공연과 무용이었고, 점차 연극과 뮤지컬들이 공연되었다. 연극 나쁜자석, 연극 깃븐우리절믄날, 연극 강철왕, 연극 코펜하겐, 연극 하얀앵두, 콘서트 천변살롱, 연극 뷰티퀸, 연극 소녀도시로부터의 메아리, 연극 코뿔소의 사랑, 연극 잠못드는 밤은 없다, 연극 인어도시,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 다원예술 소설가 구보씨의 1일, 연극 도라지, 뮤지컬 숲속으로, 뮤지컬 모비딕, 연극 The Author, 연극 백년 바람의 동료들 등등.. 잠깐의 검색만해봐도 알 수 있다. 관객들의 관극평이 전부 다 좋다.

 

필자도 몇 개의 연극을 보면서, 처음엔 좋은 공연을 깔끔한 공연장에서 볼 수 있어서 좋다- 공연장 깨끗하다-, 라고만 느꼈는데 이제는 점점 이 공연장의 선택에 신뢰를 느끼고 있다.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 올라가는 새 공연은 꼭 보아야지-,라고 말이다. 이쯤되면 이런 공연들을 찾아내고 기획하고 무대에 올리고 있는 아트센터의 기획, 담당자가 궁금해질 정도다.


 

  이 글만을 읽고 Space111에 큰 호감을 느낄 것이라 생각은 않는다. 좋았던 공연 소개도, 극장의 우수성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도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커피를 좋아하는 개인에게 특별히 끌리는 까페숍이 있듯, 또 그 까페숍에 내 지인들을 데려가고 싶고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들듯, 공연예술을 좋아하는 누군가가 자꾸 이 공연장을 소개한다면 당신은 조금은 궁금해할 필요가 있다. '정말 그렇게 다 좋아?'

 

(응, 다 좋아)

 

  기획 시리즈도 특별하다. 과학연극 시리즈, 소극장은 넓다 시리즈, 인인인(人人人) 시리즈, 경계인 시리즈 등 조금은 깊이 있고 사회적, 혹은 인문학적 시선을 담고 있다. 기획의도에 따라 관객들도 일정한 고민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니, 정말로 문화예술을 즐기는 기분이다.



 

 

단점 아닌 단점이라면, 화장실에서 셀카가 잘 나오는 탓에 여기저기서 찰칵 소리가 들린다는 것과, 근처 마땅히 정말 맛있는 맛집이나 편히 공연 시간 기다리면서 식사할 공간이 없다는 것... @.@

 

현재 스페이스 111에서는 '뮤지컬 모비딕'이 공연되고 있다. 국내 영화로 개봉된 모비딕과는 다른, 머리가 흰 고래 '모비딕'에게 한쪽 다리를 잃은 한 선장의 복수담인 미국 소설 <모비딕>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뮤지컬 모비딕'은 노래는 물론, 악기 연주까지 배우들이 한다고 하여 소개하기를 Actor-Musician-Musical 이라 칭하고 있다.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좋은 공연을 접하러 갑시다! 들들.